2026-07-24 오늘의 발견

동네 이야기 · 4분 읽기

파리, 프랑스

바티뇰

파리에 흡수된 마을이 아직 마을로 남은 방식

1860년 파리에 편입된 옛 독립 코뮌. 오스만 대로 정비가 완전히 덮지 못한 자리에 마을 규모의 구획이 살아 있다.

동네의 식당과 시장을 떠올리게 하는 편집 이미지
1860년 파리 편입 당시 오스만식 대로 정비가 이 구역을 완전히 관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코뮌 시대의 소규모 가로망과 구획이 잔존한다. 스퀘어 데 바티뇰의 영국식 조경 양식은 파리 중심부 공원과 다른 성격을 부여하며, 주말 시장과 소규모 상업 시설이 주거 중심 생활권의 성격을 유지시킨다.

17구 북서쪽, 파리에 편입된 옛 독립 코뮌이다. 영국식 정원과 유기농 시장, 인상주의 화가들의 모임 장소로 각각 기록을 남겼다. 19세기의 흔적과 21세기 재개발이 한 동네 안에서 경계를 나눈다.

이 동네가 생긴 배경

바티뇰은 1860년 파리에 편입되기 전까지 독립 코뮌이었다. 당시 세느강 이북의 여러 작은 마을들이 오스만 남작의 도시 정비 사업과 함께 파리 시내로 흡수되었는데, 바티뇰도 그중 하나였다. 편입은 되었지만 오스만식 대로 정비가 이 지역 전체를 덮지는 못했다. 덕분에 17구 북서쪽 한 켠에는 지금도 마을 규모의 구획과 골목망이 남아 있고, 인근 구역과는 분명히 다른 규모감이 유지된다.

동네의 지리적 중심은 스퀘어 데 바티뇰(Square des Batignolles)이다. 제2제정 시기에 조성된 영국식 정원으로, 인공 연못과 작은 폭포, 완만한 지형 변화를 특징으로 한다. 기하학적 대칭을 선호하는 프랑스식 정원 양식과 달리 이 공간은 곡선과 불규칙한 배치를 쓴다. 파리 중심부에 이런 성격의 공원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이 광장은 바티뇰의 독자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지금 남아 있는 장면

주말 오전이면 블루바르 데 바티뇰 위에 유기농 시장이 선다. 1990년대 말 프랑스에서 유기농 인증 제도가 자리를 잡던 시기에 시작된 것으로, 지금은 파리에서 역사가 긴 유기농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이 열리는 시간대 이 거리의 용도는 완전히 바뀐다.

19세기 중반에는 에두아르 마네를 중심으로 한 화가 그룹이 이 동네의 카페 게르부아(Café Guerbois)에서 정기적으로 교류했다. '바티뇰 그룹'이라 불린 이 모임은 이후 인상주의 미술의 형성과 연결되는 것으로 미술사에서 다루어진다. 동네 이름이 미술 운동의 명칭으로 기록된 경우는 파리에서도 흔하지 않다.

걷다 보면 보이는 것

동네 북쪽으로는 예전 철도 정비창 부지가 마르탱 루터 킹 공원(Parc Martin Luther King)으로 전환되었다. 클리시-바티뇰 재개발 사업의 핵심 공간으로, 주변에 새 주거지와 공공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바티뇰의 현재는 이 두 층위, 즉 19세기에 편입된 코뮌의 흔적과 21세기 파리의 도시 재편이 겹쳐 있는 상태다.

눈여겨볼 단서

  • 스퀘어 데 바티뇰의 조경 양식을 주변 파리 공원과 비교해 관찰한다—곡선과 인공 지형 변화가 오스만식 대로 공원과 어떻게 다른지 확인할 수 있다.
  • 주말 오전 블루바르 데 바티뇰의 유기농 시장이 어떻게 대로의 용도를 일시적으로 전환하는지 본다.
  • 동네 내에서 오스만 대로 구획과 코뮌 시대 소규모 골목이 만나는 경계를 찾아본다.
  • 클리시-바티뇰 재개발 구역의 새 건물들과 기존 19세기 건축이 어떻게 인접해 있는지 확인한다.

동네 노트

읽고 나면 현장에서 더 잘 보이는 단서들

파리 편입 이전 독립 코뮌

바티뇰은 1860년 오스만 남작의 파리 확장 사업으로 편입되기 전까지 독자적인 행정 단위인 코뮌이었다. 편입 이후에도 기존의 소규모 가로 구조가 상당 부분 유지되어 17구에서 이질적인 규모감을 만든다.

영국식 정원 스퀘어 데 바티뇰

제2제정 시기에 조성된 이 정원은 프랑스식 기하학 정원이 아니라 인공 연못과 불규칙한 곡선을 사용하는 영국식 조경 양식을 따른다. 파리 도심에서 이 양식의 정원은 비교적 드물다.

인상주의와 '바티뇰 그룹'

1860년대 에두아르 마네를 중심으로 한 화가들이 이 동네의 카페 게르부아에 모여 미술 논의를 이어갔다. 미술사에서 '바티뇰 그룹'으로 불리는 이 모임은 인상주의 형성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파리에서 역사가 긴 유기농 시장

블루바르 데 바티뇰에서 열리는 마르셰 비올로지크는 1990년대 말 프랑스의 유기농 인증 제도 정착 시기에 시작된 것으로, 파리 내 유기농 시장 가운데 역사가 긴 축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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